레드와인에 빠진 사랑

love at first sight 31

리플아줌마 2016. 4. 7. 22:52


"여기서 어떤 여자랑 키스하는 거 찍혀서

기자며 파파라치며 온갖 뉴스 미디어에서 쫓아 다녔잖아요..

여긴 모르나? 홍콩이랑 대만 중국에선 난리 났었는데.."


처음 듣는 말에 충격을 받은 승아는 창백해진 에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에드는 그냥 그 특유의 미간을 찌푸리며 와인잔을 손으로 돌리며 쳐다 보고 있었다.


"여긴 조용했지.. 그날 동영상만 검색어 오르고 금방 내렸으니.."
민호가 에드의 눈치를 보며 나직이 말했다.

친구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싶진 않았다.


"에드가 많이 힘들었지.. 집안에서도 난리나고.. 일도 그렇고...

다행이네.. 한국에선 조용했으니.. 적어도 사업에 지장은 없었잖아.."


승아는 충격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손이 가늘게 떨렸고 숨도 가빠 왔다.

얼굴이 창백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에드는 자신보다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사회적 지위도 그렇고, 집안에서 거는 기대와 그가 지키고 이끌어야  하는 가문...

그리고 거대한 사업... 모든 미래가 그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나는 왜 나만 생각했을까?
 말도 못하고 가야만 하는 절박한 사정이 있을꺼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동안 그를 괴롭히긴만 한 나는 얼마나 나쁜 사 람인가?


미안하다는 말도 모자랄 정도로 미안한 마음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와인을 쭉 들이켰다.
마셔도 취하지 않을 것 같은 심정이었다.


"워..워.. 승아.. 진정해.. 왜 갑자기 이렇게 술을 마시는건데?"
"honey, 에드일에 놀란 거야? 아이.. 괜찮아.. 다 지나갈 일이야..

 본인도 괜찮아지고 있어.. 사람들도 금방 다 잊어.. "
"뭐 에드때문에 그러겠어? 사장님 일이라 놀란거지.. 안그래?

그래도 직원들 한테는 비밀이다. 알지?? 우리 끼리만 알자고..."
"그래..그런 의미에서 cheers.."
"cheers.."


쨍하고 글라스 부딛치는 소리와 함께 모두들 약속한 듯 한번에 완샷을 했다.

술맛도 느껴지지 않았고 승아는 괴로운 마음에 계속 연거퍼 와인잔을 비웠다.

민호는 평소답지 않은 승아를 보며 으아해 했지만 클레어가 말을 시작하자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들의 대화는 밤 늦게까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어졌다.
에드는 그들의 대화를 듣는척 하며 힐긋 승아를 바라보았다.

취기가 제법 올라왔을 텐데도 승아가 쉬지않고 와인을 마시는게 좀 불안했다.

붉고 흐릿해진 촛점의 그녀의 얼굴을 걱정스레 지켜봤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동영상 사건이 터지고 난후 지난 수개월 동안 그는 너무나 행복하지 않았다.


그녀를 다시 만나고 4주,
그녀와 함께 했던 별채에서의 생활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도 다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인지 우연인지 헷갈릴정도로 아주 교묘하게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냥 괴롭힘을 당하는 것조차도 그녀를 다시 볼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그녀의 상큼한 얼굴을 보고,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면 저녁을 펼쳐놓고 기다리는 그녀를 볼수 있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분이었고 항상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그녀가 그를 못살게 구는건 아직도 그녀가 그에게 화가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가 화를 내는걸 이해할수 있었다.


분명히 그 동영상을 보았을 것이다.
한국에서 검색만 하면 올라와 볼수 있었을 테니 그녀도 그 동영상으로 인해 어찌 됐든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자신이 떳떳하게 나설수 없어 그녀를 위해 남자답지 않게 행동한점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래서 그녀가 일부러 그를 힘들게 하더라도 잘 참고 넘겼다.


그러나 그날밤,
그가 그의 진심을 조금 내비쳤을때,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으며 그녀가 그와의 관계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을때,


그는 상처받았다.
심장이 유리처럼 박살나 버리는 것처럼 아팠다.


다시는 그녀를 보며 맘 약해지지 말자하고 다음날 아침 개인 비행기로 상하이로 가버렸다.
클레어와의 약혼식을 해야한다고 일부러 상하이에서 오래 머물렀고

되도록이면 한국에 가지않으려 구실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일이 그를 그냥두지 않았다.

일때문이라도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고 돌아온 날

하필이면 그녀와 친구 민호를 함께 보았다.


둘이 사귄다는 소리에, 친구가 그녀를 좋아하는 모습에

그는 엄청난 질투와 실망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친구를 사랑을 응원해야하는 그는 서글픈 생각에 혼자 술도 많이 마셨다.


별채로 돌아오면 그녀의 채취가, 그녀의 모습이 불쑥불쑥 나타나 그를 잠 못이루게 했다.
호텔에서 우연히라도 그녀의 모습을 마주 치면 심장이 너무 뛰어서 일부러 더 못 본척 하며 지나 쳤다.
그러나..
마음이 항상 그녀를 쫓고 있었다.

그리움이 항상 그를 괴롭혔다.


그녀가 민호옆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질투가 나서 힘들었다.
보는게 힘들었는데도 그는 늘 그 모습이라도 보고 싶어서 그 주위를 맴돌았다.


각자 생각에 빠진 그들을 깨운건 민호였다.
"이제 그만 마셔.."
그는 승아의 와인잔을 뺏어 들었다.
"오늘 너무 과음한다.. 오늘 너무 예뻐서 내가 어쩌면 어쩔라고 이렇게 마셔?"
"ㅎㅎ.. 그럴리가.. 저 안취했어요..ㅎㅎ"


그녀의 맑은 웃음소리가 룸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에드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몹시 그리웠던 사람을 재회하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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