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love strory

ch 6

리플아줌마 2016. 4. 10. 19:46


식탁위에는 간단한 오믈렛과 신선한 제철과일이 있었고

아이를 위한 조그만 접시위에 그와 같은 음식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고 아이를 기다렸다.
참 오랜만에 누구와 이런 친밀한 아침식사를 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 멋지게 장식되어 식욕을 자극한다 하더라도

혼자 먹는 그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보통 그는 식사를 대충 때우는 식이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귀여운 손님이 함께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았던 꼬마아가씨의 평온한 얼굴이 생각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런게 딸가진 아버지의 심정일까 하는 달콤한 상상을 하면서 꼬마숙녀의 입장을 기다렸다.
 
"아찌.. 아찌.."
아이가 엄청나게 귀여운 옷을 입고 깨끗한 모습으로 활짝 웃으며 그를 향해 달려왔다.

그 모습에 진욱의 마음이 녹아내리는것 같았다.


방금 백화점에서 공수해온 옷이 꼬마아가씨를 인형을 만들어 놓은것 같이 아주 잘 어울렸다.
MR KIM과 다른 관리인들 조차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진짜 아이의 미소는 모든이들에게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것 같았다.


꼬마아가씨는 자신의 의자에 앉지않고 그의 무릎으로 기어 올라가더니 거기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버릇없다고 입으로는 말했지만 그는 허허 웃으며 어색한 숟가락질로 앞에 놓인 오믈렛을 아이의 입에 떠어 넣어 주었다.

아이가 맛있게 받아 먹는 모습을 보자 그는 뿌듯해 했다.
그는 그의 아침식사는 하는둥 마는둥 하며 아이의 입에 그의 오믈렛을 거의 전부를 떠먹여 주었다.
아이는 이름 모를 노래를 흥얼거리며 온 몸을 흔들흔들 거리며 춤을 추었다.
목욕도 하고 밥도 먹으니 기분이 매우 좋은것 같이 보였다.


"유정이 하고 오늘 어디 놀러갈까? 가고 싶은데 있어요?"
"워미또.."
"월미도는 어제 갔잖아.. 다른데 가고 싶은데 없어?"
"음.. 음.."
꼬마 아가씨는 귀여운 눈동자를 고개와 함께 이리저리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음.. 로때월드.. 로때월드.."
"롯데 월드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어쩌지?"
계속 거절하는게 미안해진 진욱이 혹시 아이가 실망했을 까봐 걱정하며 얼굴을 살폈다.


아이는 천진스럽게 그가 떠먹인 오믈렛을 오물거리며 먹고 있었다.
사실 어딜가도 좋은지 어쩐지 잘 모르는게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의 일반적인 행동이었지만 그걸 진욱이 알리가 없었다.


어차피 바쁜 일정도 없는데 하루 좋은 곳에 나갔다 오는 것도 좋을 듯 했다.
"오늘 날씨가 어떠죠?"
"화창한 편입니다."
"그럼 대공원이나 갈까요? 어디 갈만한 곳없을까요?"
MR KIM이나 CHARLIE 둘다 장가 안간 노총각들이라서인지 모두 대답들을 못하고 우물거리기만 했다.


"그럼 에버랜드 어떨까요?"
다들 우물쭈물 하는 가운데 보다못한 나이 어린 메이드가 나섰다.

모두가 반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거기가 좋습니까?"
"동물원도 있고 놀이기구도 탈수있고 제 생각엔 좋은거 같습니다."
확신에 찬 그녀의 말을 들으니 가볼만 한곳 같았다.
"그럼 거기로 정하고 진행 시켜 주세요."


비서와 관리인들이 그의 말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돈의 힘이란 좋구나 생각하며 그는 아이를 안아 들고 옷을 갈아입기위해 마련된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시내에서 좀 떨어진 에버랜드로 가는길이 심심할꺼라는 걱정과는 달리

꼬마아가씨는 차를 타자마자 그를 기대고 골아 떨어지고 말았다.
잠이 많은 아가씨네 하며 그는 아이의 머리를 한올한올 쓰다듬어 주었다.
차가 도로탓에 덜컹거리기도 했지만 아이는 편하게 잠을 취하고 있었다.

 
그가 차창으로 시선을 돌렸을때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가 깰까봐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CHARLIE였다.
"BOSS, 아무래도 오늘 갑작스런 스케줄이 생겼습니다.

기획홍보팀에서 연락이 왔는데 오늘 러시아대사관에 러시아재정기획장관 주재 만찬이 있답니다.

러시아에 저희가 들어가려는 보안프로그램이 있는데

아무래도 한번 만나시고 유리한 조건으로 세부사항을 조율하셔야 할껏같다고.."
"몇시인데요?"
"행사 시작은 7시 부터 입니다."
"시간은 괜찮네요.. 가 보도록 하죠.. "


"그리고 방금 삼성에서 에버렌드에 도착하시면 스페셜 에스코트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삼성은 어떻게 이 모든것을 다 알아내었는지 구지 알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삼성이 모르는 일은 없을껏이다.


"번거롭네요. 조용히 있다 가고 싶은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삼성에서 나온 사람들이 벌써 도착해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돌아갈수는 없었다.

아이가 실망할걸 생각하니 그냥 조금의 번거로움을 견디는게 나을꺼 같았다.


"맘대로 하시라 해요.. 지금 거의 다 왔는데 차를 돌릴수는 없죠.
대신 사진이나 미디어 노출은 안했음 하네요."
"네, 알겠습니다. 조치하겠습니다."


에버랜드의 넓은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의 벤틀리를 알아본 7,8명의 에버랜드 직원들이 우루루 나와 그와 유정이를 반겼다.

 

화려한 에버랜드유니폼을 입고 토끼모양과 리본모양의 머리띠를 한 두 여직원이

유정이 양옆으로 서서 아이의 환심을 사려고 여러가지 동작을 취했다.

유정은 언니들의 모습이 좋은지 연신 큰 웃음소리를 내며 웃어댔고 진욱은 한편으로 매우 안도했다.
역시 전문가들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의 마음을 뺏는데는 선수들이었다.


하루종일 그들은 에버랜드 곳곳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각종 작은 어린이용 놀이기구들도 타보았고

동물원에 들러 개인 사파리 투어로 곰과 호랑이 등등

동물원의 여러 동물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시간도 가졌다.
직원들은 혼신을 다해 그들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은 고스란히 유정의 꿈같은 하루로 채워지고 있었다.

 
진욱도 피곤하긴 했지만 진심 재미있게 보낸 하루였다.
어린 꼬마아가씨와의 하루는 다큰 여자들과 하는 데이트하고는 질적으로 틀렸다.
잘해주려고 긴장할 필요도 없었고 몸가짐과 말투에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아이가 그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살피기만 하면 되었고

아이는 혼자 언니들과 잘 놀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을 때마다 손을 흔들어 주면 그게 다였다.


가끔 에릭과 에밀리의 두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부모님이 낳으신 두 배다른 어린 동생들을 봤을때도 그냥 재밌긴 했지만 즐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진심으로 그도 유정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게 신기했다.


직원들은 궁금했을 법도 한데 교육을 받아서인지 아무도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먹을 음료수를 직접 사러 들른 곳에 있던 매판대 여직원이

따님이 예쁘시네요 하는 말에 움찔하긴 했다.


그탓인지는 모르지만 에버랜드투어가 거의 끝날 즈음에 그는 정말로 아이 아빠가 된 착각이 들었다.
유정인 마치 그를 아빠처럼 의지 하고 따르는 것 같았다.
하루종일 엄마나 아빠도 찾지 않고 이모도 찾지 않았으며

오로지 아찌라고 부르며 그만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고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셈이었다.

아이를 만나기전에 그가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다시 벤틀리에 올랐다.
미니 마우스 머리띠와 썬그라스를 쓴 유정은

언니들이 챙겨준 선물들을 한아름 안고서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문득 아침에 했던 약속이 생각나 얼른 오메가 손목 시계를 보니 5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CHARLIE가 말한 러시아 대사관에 가려면 시간이 빠듯 했다.

그렇다고 거기에 유정이를 데리고 갈수는 없었다.

진욱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아이를 어찌 해야 할 지를 생각해 보았다.


천만다행으로 유정은 하루종일 걸은 탓에 차안에서 금세 잠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아이가 깨지 않길 빌며 운전사에게 집으로 먼저 향할 것을 부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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