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에 빠진 사랑

love at first sight 5

리플아줌마 2016. 4. 2. 22:34



"에드는 언제 또 홍콩에 가나요?"
"아마 2,3일 정도 후에 갈꺼예요.. 그리고 한 일주일 있다가 한국와서 한 삼개월정도 있을 예정이예요..

벌인일이 잘되어가나 체크도 해야하고... 참, 그때 점쟁이가 한말은 어땠어요?

좋은 인연을 만날꺼라고 그러지 않았나? 맞는거 같아요?"


"ㅎㅎ... 기억력도 좋으시네요.. 난 벌써 다 잊었는데... 인연은 무슨...

한국에선 지나가는 똥개도 아는척 안하더라구요...ㅎㅎ... 아무래도 호주에서만 일어나는일을 말하는 건가봐요..

그래서 그런가 한국에선 신빨이 떨어지는거 같아요.. ㅎㅎ... 이참에 한국스타일로 무당이나 한번 찾아볼까해요..ㅎㅎ"
"ㅎㅎㅎ.. 갈때 같이가요.. 나도 궁금하네..ㅎㅎ"
"그러세요? ㅎㅎㅎ.. 뭘 알고 싶으신데요?  장사 잘되나 안되나?"
"ㅎㅎ.. 그렇겠죠.."


"결혼은요? 결혼은 하셨어요? 안하셨어요?'
"아직... 아직 좋은 짝을 못만나서..ㅎㅎ"
그가 쑥쓰러운듯이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보통은 그런 질문을 받지 않았다. 그녀는 꽤 솔직한 타입인가 보다.
"나이가 어떠신데요? 제가 아는 괜찮은 언니들 소개 시켜드릴까요?

호주에서 만난 사람들중에 좋은 언니들 많은데... 지금 에드씨 나이가 저보단 많죠?"
"32인데..."
"정말요? 와.. 어려보이네요... 제가 24이니까 나보다 8살이나 많으신거네요... 와.. 관리 잘하셨어요..ㅎㅎ"
"관리라기 보단 운동을 자주 하는 편이고 뭐.. 잘 먹고 잘자고.. 그런거죠...

24이면 한창 좋을때군요.. 아.. 부럽다.. 청춘이..ㅎㅎ"
"남자나이 32이면 한참 좋을 나이 아닌가요? 뭔가 하는일에 자신도 차있고 어느정도 금전적여유도 있어보이고..

뭐,,,, 20대보단 낫죠... 제친구들은 취업이다 군대다 아직도 갈길이 먼데.."


"한국에선 그렇겠군요.."
"한국시민권 아니세요? 군대 안가셨어요?"
"전 홍콩시민권자 이면서 영국 시민권자 예요. 중국에 반환하기전에 태어나서 뭐 그렇게 됐죠."
"오~~~ 정말요? 그럼 어떻게 그렇게 한국말을..."
"어머니가 한국분이세요... "
"아.. 그렇구나... 와.. 그래도 대단하다.. 말하는데 엑센트도 없고 전혀 몰랐어요."
"그래도 아직 모르는 단어가 많아요.. 전문용어나 뭐 그럴때는 통역사 써야 해요..ㅎㅎ"


그녀의 존경어린 눈길에 그는 어깨가 10미터는 솟아 오르는 것같은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에 자신도 모르게 그녀와의 대화를 즐기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시간이 너무 빨리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한실장이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찾으러 로비를 오고가는걸 발견했을때 굉장한 섭섭함을 느꼈다.


" 시간이 없군요. 지금 가봐야 해요.. 저.. 혹시 내일 저녁에 저녁식사 할수 있을까요?"
아쉬움에 스케줄확인도 안해보고 물어보고선 그도 저돌적인 자기자신에게 놀랐다.


"내일요? 네.. 일요일이라 시간 괜찮아요."
그녀도 순순히 허락했다.
"그럼 제가 내일 전화 할께요.. 어디살아요?"
"목동쪽이예요.."
"목동??"
생소한듯 그가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녀는 하긴 그가 외국인이니 모를수도 있겠다 싶었다.


"거기 sbs방송국이 있어요... 길을 잘 모르시니까 그냥 전화주시면 시내에서나 딴데서 만나죠.. 뭐... 시간 많으니까..."
"그러죠... 그럼.... 커피값은 내가 낼께요... "
그는 한실장이 눈치채기전에 커피숍을 빠져나가려 서둘러 계산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셉션에 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하지만 그의 의무가 그를 잡았다.
그녀와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그의 발걸음이 제법 무겁게 느껴졌다.


자신을 찾고 있는 한실장에게 다가가 맡겨놓았던 옷을 걸쳐 입고 무심한듯이 스케줄을 물었다.
"내일은 풀스케줄입니다. 개관에 관련한  한국내 귀빈들과 점심만찬이 있고 특히 내일 저녁엔 중국대사님 내외와 한국 외무부 장관님내외 큰회장님과 작은 회장님, 사모님이 전부 참석하시는 작지만 중요한 저녁만찬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개관때문에 좀 만나셔야 할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홍콩 가시전까지 좀 힘드시더라도.."
"내일 저녁만찬 취소해줘요.. 오늘 그분들 오셨죠? 할아버지 아버지도 있으시고 오늘 그 일을 다 봐야겠어요."
"네??!!! 뭐 급한일이라도?"
"급한일이 생겼어요.. 음... 개인적인 일이니까.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았음 좋겠어요."


한실장의 입이 헉하고 벌어졌다.

그가 에드워드를 모신지가 스위스 호텔 공부할때부터 7년정도 되었지만 한번도 이렇게 행동한적이 없었었다.

에드워드는 그런 한실장의 얼굴을 보고 씩 웃었다.

그가 왜 그런 표정을 짓는 지 알기때문이었다.
"걱정마요.. 위험하진 않은 일이니까.."


그는 벌써 내일 데이트계획에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설레이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싱글벙글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하지만 컨프런스 홀을 들어서는 그는 웃음기를 거둔 완벽한 호텔 후계자의 당당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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