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에 빠진 사랑

love at first sight 4

리플아줌마 2016. 4. 2. 22:21


그는 그녀의 기억과 마찬가지로 와이셔츠와 양복바지차림으로 양복자켓은 입지않은 약간은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역시 댄디했던 이미지대로 머리스타일도 여전한 2:8 반듯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반가운 나머지 작은 탄성을 지르며 웃음을 터트렸다.
"어머.. 여긴 어쩐일이세요?..ㅎㅎㅎ 너무 웃기다.. 여기서 보다니..."


그녀가 반가워하자 그는 안심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
"긴가 민가 했는데 맞네요... 잘 지냈어요?"
"그럼요..ㅎㅎ... 여긴 어쩐일이세요? 그 아는분 일은 잘 마무리 하셨어요?"
"뭐.. 대충 마무리중이죠..여기는 무슨일이세요?"
"그냥 지나가다가 커피한잔 마시려고... 같이 한잔 할까요? ㅎㅎ 와인은 아니지만...ㅎㅎㅎ"
"일행 없으세요?"
"네.... 혼자예요.. 앉으세요... 바쁘세요?"
그녀가 좌석을 권하자 그는 손목시계를 보며 마지못하는 척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직도 많이 바쁘세요? 여기에는 무슨일이세요?"
그녀가 그의 모습에 정말 반가운듯 함박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전에 가끔 그가 뭘하며 있을까 궁금해서 구룡반점이란 차이니즈레스토랑을 인터넷으로 검색한적이 있었다.

에드라는 푸드 컨설턴트도 찾아봤지만 외국에서 일하는지 아님 그닥 유명하지 않은지 매치하는 인물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이 좀 우습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쉽게도 그가 운영하거나 컨설팅하는 레스토랑은 없는 듯했다.

그래서 뜻하지 않은 상황에 이렇게 만난것이 매우 반갑게 느껴졌다.


그녀의 웃음소리와 미소를 보자 그는 다시 편안함을 느꼈다.

사실 그는 그녀가 호텔안에 들어설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처음엔 비슷한 사람인가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모습이 좀 달랐어도 그녀가 틀림이 없었다.
그녀는 공항에서 봤을때 보다 조금은 더 성숙해 보였다.
긴머리는 단정히 묶여 있었고 화장은 매우 엷게, 그녀의 맑고 하얀 피부를 들어내고 있었다.

두리번 거리며 그의 호텔 주위를 구경하던 그녀는 가디건과 청바지 차림으로 가늘고 긴 목도리를 목에 둘둘 감은채 역시나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어깨에 매고 커피숍으로 향하고 있었다..


"에드... 조금 있으면 개관식 리셉션 시작할꺼야.. 컨프런스 홀로 같이 갈래?"
베이지 드레스 차림의 그의 사촌인 엘리자베스가 그의 팔을 잡아 당겼다.
"잠깐만... 한실장님 리셉션시간까지 얼마정도 시간있죠?"
옆에 서있던 한실장에게 물었다.
"한 이십분정도 귀빈들 이동시간이 있습니다. 착석을 마치면 아마도 이십오분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럼, 저 잠깐 누구좀 만나고 올께요.."
"다들 기다리니까 빨리와.. 나 에드 없으면 심심하단 말이야.."
집안에서 막내로 귀여움만 받고 커서 그녀는 평소에도 좀 버르장머리가 없는 편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그녀를 돌아다 보았다.

그녀가 잡은 양복부위를 손수건으로 털어내고 싶었지만 주위에 눈이 너무 많았다.
"가서 먼저 할아버지한테 있어... 아까 할아버지가 너 찾으시더라.."


그는 갖춰입은 양복자켓을 벗고 한실장에게 건넸다.

와이셔츠 보석커프스링도 빼서 그에게 건네 주었다.

한실장은 그의 뜻밖에 행동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디 가십니까? 아님 옷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아니예요.. 아는 사람을 본거 같아요.. 이런차림으론 만날수 없는 사람이예요.. 이십분후에 홀에서 볼께요.. 이따봐요."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잠시 지켜보다가 용기를 낸듯이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 이렇게 마주보며 앉아있다.


"좀 바빴어요.. 그사이에 홍콩도 몇번 왔다가고.. 일은 지금 잘 마무리중이고... 지금 뭐하며 지내요?

호텔에서 일할려고 한다더니 일자리를 못구했어요?"
"바쁘시구나.. 생각보다 호텔일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일단 아이들 영어가르치는 학원에서 일해요.. 뭐 일은 편하고좋아요. ."
"그럼 호텔일은 안하는 겁니까?"
"아뇨.. 아직도 구하고 있어요.. 뭐 언젠가는 되겠죠...ㅎㅎ"


웨이추레스가 물컵을 들고 주문을 받으러 왔다.

그러다 그를보고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사장님..."
그는 눈치를 주며 모르는 척을 했다.

그리고선 태연히 승아와 같은 커피를 주문했다.

긴장해 보이는 웨이츄레스는 그의 주문을 받고 후다닥 카운터로 가 다른 여직원들과 쑥덕였다.

그 모습을 보고 승아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가 여기 당골이거든요.. 여기에서 일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의 능청스런 변명에 그녀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셨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재밌어요?"
서둘러 토픽을 바꿨다.
"애들 가르치는 건 재밌어요.. 뭐 별로 어렵지도 않고요.. 근데 만족스럽진 않아요.. 내가 하고싶은 일이 아니라 그런가..ㅎㅎ."
"계속 꾸준히 노력해요.. 반드시 잘될꺼예요.. "
"전 여기 이런데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엄청 크고 좋아요.. 분위기 가 너무 맘에 들어요..

이런데서 일해보고 싶을 정도로.. 혹시나 사람구하나 나중에 인사과에 한번 가볼려구요. ㅎㅎ.."
"그래요? 여기가 맘에 들어요? 왜요?'
그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그녀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굉장히 고풍스러워요.. 물론 이보다 더 좋은 호텔이 많겠지만 ... 여기는 뭐랄까...

분위기가 유럽스타일로 꾸며서 그런가.. 클래식하달까?  딱 내스탈이예요..ㅎㅎ..

더 바라면 입구에 잔잔한 피아노풍 클래식음악이 깔린다면 좀더 어울릴껏 같지만요.. ㅎㅎ.. "
"그래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저절로 떠오른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지난 6개월간 그가 최선을 다해 준비한 걸작품인데 그녀가 이렇게 칭찬하니 약간 기분이 우쭐해짐을 느꼈다.


"아직 인터넷엔 객실평은 안나왔더라구요..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보기라도 했음 좋겠어요..ㅎㅎ... 이거 이상한가?? ㅎㅎㅎ"
웨이츄레스가 커피를 가져와 공손히 그 앞에 놓고 빠르게 사라졌다.
"커피도 딱 제스탈이예요.. ㅎㅎ.. 이 브랜드 참 좋아하거든요..."
"나도 이커피 브랜드 좋아하는데... 약간 쓴걸 좋아하죠.. 한국에서는 좀 달달한거 좋아하는 거 같아요."
"맞아요.. 그쵸? 나도 달달한거 별로예요...ㅎㅎ"
그녀는 전과 같이 습관적으로 과장되게 손뼉을 치며 그의 말에 동감했다.


여전하네 하며 그는 미소를 띄우고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다리를 꼬고 등을 깊게 의자에 뉘우고선 편한 자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에 전화번호나 받을껄 하고 생각했었어요.

이렇게 만나면 즐거운데 그냥 가볍게 친구처럼 커피나 한잔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뭐 호텔얘기도 좀 하면서..."
그녀의 솔직한 말이 기분좋게 들려왔다.


"그러게요. 그럴껄 그랬군요."
"혹시나 일에 방해되지 않을까 했죠."
"나도 그랬는데.. ㅎㅎ.. 이제 이렇게 만났으니 친구처럼 자주 보면 되겠죠. 전화번호 줘봐요"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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