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초짜인 효정에게 병원 vip병동은 근무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다.
깨끗한 환경과 시설도 좋았지만 간호사들에 대한 대우가 다른곳과 비교도 안되게 좋았고 일단 병원내 인기남인 이선명수간호사때문에 다른 병동 간호사들한테 부러움을 받는게 너무도 좋았다.
같이 근무하는 한명숙과장님과 이채희 , 김해연 vip담당 간호사들도 다른 병동 간호사들과는 다르게 여유있고 배려해주는 마음들이 남달랐다.
그녀를 막둥이라 부르며 매우 귀여워 해주셨다.
사실 효정이 남다르게 싹싹하고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또한 엄마가 싸준 맛있는 도시락도 한몫을 했다. 엄마는 효정이 서툴고 실수할까봐 간간이 여유있는 도시락을 싸주셨고 모두들 너무 예쁘고 맛있는 도시락에 감사해 했다.
특히 한명숙과장님은 화목한 두모녀를 보며 무뚝뚝한 아들들만 있는 자신을 한탄하기도 했다.
효정은 하루하루 열심히 맡은 업무를 파악해 나갔다.
첫날 이선명수간호사의 말대로 대부분 있으신 분들의 건강검진과 자질구레한 잔심부름이 그녀가 해야할 일이었다.
환자들은 대부분 나이드신 중년들이 많았다.
가끔 티비 드라마에서 볼법한 진상들이 있긴했지만 그런분들은 베테랑 간호사들이 맡는 덕분에 효정은 늘 화를 피할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까지 경험이 있는 상태도 아니라 중한 임무는 맡기지도 않았고 어차피 담당의사들은 다들 수간호사와 과장님이상아니면 잘 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효정은 그녀의 첫환자인 10호실 환자에게 더욱더 남모를 책임감과 애착이 갔다.
이상하리만치 10호실환자에게는 방문자도 연고자도 없는지 효정이 맡고 한달이 넘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 흔한 병간호해주는 돌봄이도 없었다.
서무과에 병원비를 내주러 오는 이도 없는 듯했다.
한명숙과장에게 물으니 병원비는 자동으로 전산입금 되어 그의 가족이 누구인지 책임질수 있는 보호자가 누구인지 알수 없다고 했다.
효정은 점점 외톨이인거 같은 그가 너무 불쌍해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히 친척이나 누군가가 있을 텐데 왜 아무도 안오는 건지 사람들이 야속하게 생각됐다.
"우리 대한오빠, 여기 효정천사가 왔네요.
어제 잘잤는지.. 보고싶었다구여?
어머어머.. 오빠 지금 소변줄 갈아야하는데 너무 노골적인 애정표신 좀 그러네요.. 부끄럽잖아요..ㅋㅋ..
옳지.. 옳지...어머어머.. 혼자 돌아봐주면 좋겠는데.. 오빤 부끄럼도 없엉... 나몰랑.. 나 시집 다 갔네요.. 오빠가 책임져야 할꺼 같아..
아... 근데 우리오빠는 언제 나아서 나랑 커피마시러 갈라나..
빨리 일어 나야 하는데.. 조금 있음 삼십이라구요.. 삼십넘으면 아저씨되니까 내가 상대 안할지도 몰라.. 난 아저씨들 별로라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를텐데 마치 인형놀이를 하는 듯한 그녀의 독백은 쉬지않고 매일 매일 계속됐다.
"날씨가 너무 좋아요.. 이제 청명한 가을이 오는가 봐요. 여름에 더워서 고생하셨어여. 요번 여름은 지독히 더웠어여. 그쵸?
욕창땜에 좀 고생했는데 이제 가을이니까 빨리 나을꺼예요. 어머어머.. 이거 봐요.. 건조해 지니까 습진이 금방 낫겠어요.."
간간이 짬을내 일부러 더 들여다 보기도 하고 쉬는 시간에 책도 읽을 읽어주기도 하고 규칙에 어긋나긴 하지만 가끔은 커피브레이크도 그 병실에서 갖곤 했다.
아주 가끔 그녀는 그의 얼굴이 희미하게 일그러 지거나 웃거나 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상상일뿐 그녀의 기대와는 다르게 환자는 늘 그상태로 진전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1호실 진상 중년남자환자의 성추행이 있었다.
선배들 한테 말하기도 창피하고 당황함과 난처함에 아무도 몰래 그의 병실로 숨어 그의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울먹이기 시작했다.
"내가여.. 내가.. 아저씨들 싫다고 했잖아여..아앙... 나보고 돈줄테니 자자고 하네요.. 아앙.. 이게 뭐야.. 내가 간호산데.. 아앙... 억울해.. 억울해.. 한번 때려줄껄. 한번 제대로 말도 못하고...아앙.. 내가 어떻게 공부하고 간호사가 됐는데.. 아앙.. 돈만 많으면 다야.. 사람을 뭘로 보고... 아앙... 신경질나.. 아아앙.."
갑자기 그녀의 머리로 바늘이 꼿힌 그의 손이 툭하고 떨어졌다. 효정은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섰다.
허둥지둥 그의 상태를 살폈다. 그는 미동도 없이 똑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
뭐지? 손을 움직인건가?
눈물이 쏙 들어갔다. 여기저기 달라진게 있나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달라진건 없었다.
효정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었다.
아무래도 울면서 침대를 친 모양이다.
"에이.. 오빠두... 깬줄 알고 놀랐잖아여.. "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난 또 오빠가 날 위로하려고 머릴 만졌나 했네요.. 암튼 다행이네.. 내가 뭘 잘못했는줄 알았잖아여..
에휴,,네?.. 이따가 그 1호실 환자한테 가서 주사바늘 아프게 찔러 버리라고요?.. 죽을만큼 아프게?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오빠 말대로 효정악마가 되서 가서 복수하겠어여.. 대한오빠.. 용기를 주세요.. 내가 꼭 가서 혼내줄께여.. 화이팅..."
그날 효정은 그 환자 혈관 찾는다고 무려 6번이나 주사바늘을 찔러댔고 내심 체증이 내려간듯 통쾌해 했다.
" 오늘 막둥이 야간 당직이네. 혼자 잘할수 있겠어? 4호실 새로 들어오고 7,8호실은 오늘 퇴원했으니 비어 있을 꺼야.
1, 2,3 호실은 뭐 그냥 내일 건강검진하러 들어오셨으니까 저녁만 안드시고 잠들게 하면 될꺼고.. 특히 3호실, 술이나 야식 드시는지 안드시는지 잘체크해.. 음식물 반입안된다고 했는데 어제 잔뜩 드셔서 하루 연기된거니까.. 그분 꼭 체크해서 낼 검사 꼭 받아야해.. 내일모래 김회장님 그 방에 입원스케줄 잡혀있거든. 10호 환자야 뭐 똑같겠지.. 거기는 막둥이 담당이니 잘 알아서 할껏이고..여기 체크 리스트 있어.. 난 애 시댁에서 픽업해야해.. 늦었다. 부탁한다.. 안녕.."
이선배는 날듯한 걸음으로 에레베이터를 향해 걸어 가버렸다.
"오늘 박효정간호사 야간 당직이예요? 괜찮겠어요? 나 오늘 시간 좀 남는데 늦게까지 같이 있어 줄까요?"
스테이션 데스크 너머로 이선명수간호사가 잘생긴 얼굴에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요즘 나한테 너무 친절하시다니깐..
내가 이쁜가??
새로 산 씨씨크림이 얼굴에 잘먹었나?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할꺼면 립스틱이라도 바를껄 아까 밥먹고 깜빡 했네.
참, 아까 김치볶음밥 먹었는데 고춧가루 이빨에 꼇음 어쩌지?
아이, 엄마는 왜 오늘따라 김치볶음을 해줘서..
아이,, 냄새는 어쩔꺼야... 껌이라도 씹을껄..
효정은 난처함에 울고 싶었다.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컴퓨터에 입력할 차트를 살피는척 했다.
"아녀아녀.. 혼자 할수 있어요. 아래층 병동 동기인 김간이 잠깐 올라와 같이 있어준다고 했어요."
김간호사는 사실 효정이가 관심사가 아니라 인기남 이선명수간호사의 동향을 듣고 싶어서 오는거였다. 그녀는 한학기 먼저 이 병원에 입사했고 그를 그때부터 혼자 짝사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효정이 같이 근무하기로 배정되어 있었을때 대놓고 엄청 질투했었다.
"그래요? 다행이군요.. 김간? 김간이 누구죠?"
"일반병동 김진숙간호사요. 저랑학교 동기예요.. 모르세요? 얼마전에 저랑 식당에서 인사했었는데.."
"아.. 그 쪼그만 간호사분?? 아.. 기억난다.. 성격 좋아 보이던데...
"네.. 성격 좋아요...아주 아주 착하고요."
친구니까 PR 좀 해주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선명은 아는지 모르는지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음.. 그렇구나...참 10호실 환자는 별 차도 없죠?"
"네.. 없어요.."
손이 한번 움직여서 침대밑으로 떨어진것 같긴 했는데 하고 말하려다 자신이 그곳에서 울고 있었던게 생각나 입을 다물었다
"뭐 맛있는 카라멜 라떼라도 사다 줄까요? 밤샐려면 필요할꺼 같은데.. 저번에 보니 휘핑크림 좋아하는 거 같던데.. 잔뜩 얹어서??"
"아녀아녀.... 다이어트 중이라..아녀아녀.. 괜찮아요.."
"흐음.. 정말로?? 다이어트 안해도 되는 몸매인데.. 지금딱 좋은데...사양말고 사다줄께요.."
"아녀아녀....학교때도 시험땜에 자주 밤샜어요. 괜찮아요.. 하루정도는.."
"이젠 어머어머가 아니라 아녀아녀인가 봐여?"
"어? 네? 아녀아녀.. 아녜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다.
선명은 그모습이 귀엽다는듯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효정은 계속 입안이 신경쓰여 눈도 안마주치고 입술을 깨물며 최대한 말을 섞지 않으려 했다.
"효정씨, off가 언제죠? 언제 바깥에서 맛있는 저녁 사주고 싶은데.."
효정의 눈이 놀란 토끼마냥 동그랗게 커졌다.
지,,,지금 병원내 최고 킹카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한거? 맞나?
어머어머.. 왠일이라니...
순간 김간호사의 열내는 모습이 상상되며 바로 고개를 저었다.
"바.. 바빠요.. off 때는 집안일도 해야하고.. 엄마.. 엄마 일도 도와야해요..."
"오.. 그래요?.. 효녀시네.... 에.. 그래도 아쉽다.. "
선명은 의외라는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다음에 꼭 같이 합시다. 부탁해요."
선명은 일부러 고개를 숙여 효정과 눈을 마주쳤다. 과중한 업무때문인지 피곤해 보이는 그의 얼굴빛을 보니 맘이 약해져 효정은 대답대신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떡였다.
그는 알수 없는 표정으로 잠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씨익 웃고 가버렸다.
그가 가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효정은 나지막히 환호성을 치며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었다.
아싸.. 나의 미모가 빛을 발하는 때가 온거야..
엄마 말대로 나도 꽃이필 날이 온거라니깐..
감사합니다 엄마. 나를 이렇게 이쁘게 낳아주셔서리..
효정은 엄마가 스무살때 선물해준 18k 금목걸이에 뽀뽀를 해댔다.
"뭐가 좋아 그리 난리야?"
시어머니같은 동기 김진숙이었다. 효정은 무안해하며 얼른 자리에 앉았다.
"김간.. 와.. 왔어?"
"야.. 우리 선명씨 어디갔냐? 오늘 일찍 퇴근했냐?.. 에이씨.. 얼굴이나 한번 보구 갈라고 했는데.."
"에레베이터에서 못봤어? 방금 갔는데.."
왠지 찔리는 맘에 시선을 피하며 턱으로 에레베이터쪽을 가리켰다.
"엇갈렸나 보구먼.. 에이... 좋다 말았네... 오늘 우리선명씨는 잘 지내셨꼬?"
" 나도 잘 못본다고 몇번 말해.. 나같은 하층 무수리가 이선명수간호사 같은 상류계급인을 어떻게 보냐?
말도마.. vip들이 의사보다 더 찾아.. 아마 우리 병원이 그분때문에 유지하는 지도 모르지. 글고 너는 항상... 나는 안보이냐.."
좀전에 있었던 사건은 말도 못꺼내고 모르는척 했다.
어차피 만나는 것도 아닌데 괜히 진숙이 열만 내게 할필요 없는 거다.
"미안미안.. 섭했어? 너야 늘 잘지내잖아.. 우리 선명씨랑 같은 병동에 근무하고 매일 얼굴볼텐데.. 성은이 망극하지 않냐.. "
"웃기셔.. "
"나 막차가 12시 반이야.. 11시 반까지는 있어줄수 있어..."
''고마웡..ㅋㅋ"
"뭐 먹을꺼 없냐?"
"주스마실래?"
"주스는 사절... 밑에 일반병동에도 주스에 바카스에 넘친다 넘쳐.. 난 아이스 커피 마실래... "
"뒤에 익스프레소 있으니까 알아서 만들어 먹어..그냥 버튼만 누르면 돼"
"와.. 역시 있는사람들 있는 곳은 다르구나.. 난 봉지커피도 감사한데.. 익스프레소라니... 너 이런거 맨날 먹지?"
"말이라고.. 이정도 가지고 뭘 그리 놀라나.. 전용냉장고에 유명한 제과점 수제케익도 있다.. 한조각 꺼내먹어버려...ㅋㅋ... 참,,,나, 너 있는 동안 10호환자좀 보고와도 될까? 일시작하고 다른일 보느라 아직 제대로 인사도 못했거든.."
"기집애.. 또 그 대한오빠 보러가냐? 너 꼭 식물인간하고 연애하는거 같아.."
"연애는 무슨... 그럼 나의 일방적인 사랑이게?? ㅋㅋ.. 첫환자라 그런지 애정이 가네.."
"아서라.. 그러다 진짜 못헤어난다. 나이팅게일 증후군도 모르냐.. 우리가 첫째로 조심해야할께 환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잖냐.."
"걱정 마셔.. 그런일 없습니다."
깜깜해진 병실에 들어서자 네온간판 불빛으로 누워있는 대한의 모습이 보였다.
효정은 그 모습이 왠지 쓸쓸하게 보여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불하나 제대로 켜줄 이가 없는 그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딸깍.
불을 키고 나서 그의 침대로 다가갔다.
"오빠, 오늘도 안녕하셨나여? 효정천사가 오늘 밤을 책임지러 왔어요. ㅋㅋ.. 너무 좋아서 환호성을 지르거나 큰 소리를 내시면 안돼여..
옆방에서 컴플레인 들어와여. 아셨죠?
어쿠.,, 어머어머... 오늘도 너무 좋아하신다..
근데 오늘은 제가 할일이 좀 많네요..
술반입검사도 해야하고 다른 침실 정리도 해야하고 해서여 오래 못있을꺼 같아여.. 나 없더라도 잘 있어야해요..
혼자 있을수 있죠? 긴긴밤 외롭다고 벽긁고그러지 마시고요
심심하면 옆에 버튼을 눌러 주세여.. 효정천사가 바로 달려올께여 ㅋㅋ"
그의 길어진 앞머리를 쓰다듬어 올리며 다정하게 말했다.
한달이 넘게 거의 매일 들여다 봐서 그런가 큰 그가 어린애처럼 편안히 자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대충 그의 상태를 살피고 나오려는데 얼핏 그의 등쪽시트가 얼룩이 져 보이는게 보였다.
효정은 살짝 그의 등을 밀어 올렸다.
욕창습진때문에 붙혀놨던 패드가 제대로 안붙어져서 고름이 살짝 묻어나오고 있었다.
효정은 바로 부품실에가서 새시트와 새패드를 꺼내왔다.
새패드는 갈기 쉬었으나 막상 혼자 시트를 갈려니 그의 큰 등치가 그녀를 난처하게 했다.
진숙을 불러 도와달랄까도 했지만 마른 그의 모습을 보니 혼자 못할것도 없단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몸을 살짝 밀며 시트 한쪽을 쭈욱 잡아당겼다.
힘을 너무 주었나..
그의 몸이 우당탕 소리를 내며 침대너머로 벌러덩 넘어가버리는 것이었다.
외마디 소리도 못내고 황급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
살펴보니 다행히도 어디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다친거 같지는 않았다.
효정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침대를 낮게 고쳐내렸다. 놀란탓인지 손이 벌벌 떨렸다.
힘주어 그의 마른 몸을 부등켜 안고 밀어 올렸다.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통뼈라 그런지 보기보다 무게가 나갔다. 힘에 부쳐 같이 주저 앉았다.
하나 둘 셋..
작은 구령과 함께 힘껏 그를 들어 올렸다. 당황한 나머지 괴력이 생겼는지 다행히 이번에 그의 엉덩이를 침대위에 걸터 앉힐수 있었다.
조심스레 그를 침대위에 눕히고 숨죽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당황하고 놀라서 자리에 털석 주저앉고 말았다.
그가 다치지 않은건 천만 다행이었다.
서둘러 그의 장비들을 챙겼다. 다 괜찮은듯 해보였다.
다행이다. 누가 알기라도 하면 난 끝장이야.. 어휴..
효정은 불을 끄고 침실 조명만 킨 뒤 후다닥 병실을 나섰다.
그녀는 미처 그의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을 보지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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