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t first sight 33
그의 심장은 터질듯이 두근대는데 그녀는 정말로 곤히 잘자고 있었다.
누군가 옆에 이렇게 누워있는것이 얼마만인가..
그는 늘 청결하고 깨끗했어야 했기에
최소한의 접촉이외에 이렇게 옆에 누군가와 누워있는게 정말 이상했다.
그는 곤혹스러움에 조심히 몸을 빼려고 했다.
"...엄마.. 가지마라.. 나 또 아프려고 해.. 엄마.."
잠결에 그녀가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술에 취하고 잠에 취해 거의 혼수상태인 것처럼 보였다.
" 너무 아프다... 엄마... 너무 아파서.. 보고 싶다.."
눈물이 흐르는것 같았다.
그러고선 연거퍼 기침을 해댔다.
맘이 약해진 그는 결국 몸에 힘이 빠졌다.
그는 그의 몸을 밀착하며 그녀를 포근히 안아주었다.
그녀의 싱그러운 샴푸냄새와 특유의 달콤한 채취를 들이키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힘있게 끌어 안았다.
처음으로 이렇게 누구 옆에 누워있어도
이렇게 편할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때 엄마품을 제외하고는
전여친들과 있었을때도 그랬고 누구하고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의 체온이 따뜻해서 좋은 듯이 그의 품으로 그녀가 등을 들이 밀며 파고 들었다.
그의 가슴과 맞닿은 그녀의 등으로 그녀의 체온이 느껴지고
그녀가 쥐고 있는 그의 손에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과 규칙적인 심장 박동이 함께 느껴졌다.
기분이 편안해 지고 너무 좋아 졌다.
그 동안의 모든 걱정과 근심, 질투와 시기가 모두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어느덧 그도 그녀의 심장 박동에 취해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어둡게 커텐이 쳐진 방에서 그녀는 얼마를 잤는지도 모를 정도로 긴 꿀잠에서 깨며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고양이처럼 한바탕 기지개를 폈다.
기지개를 펴다가 그녀는 그녀가 아직도 검정 드레스를 입고 있는것을 깨달았다.
그제서야 어제일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차를 타러 나온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추위에 벌벌 떨었던것도 생각났다. 그리고 다음은.... 기억이 안났다.
당혹해진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눈에 익은 곳이었다.
그녀는 침대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내가 왜 에드네 집에 있는거지?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집중하려했다.
몇시지?
에드방에는 원래 시계가 없었다.
핸드백에 있는 핸드펀을 찾아야 하는데 핸드백을 찾을수가 없었다.
아마도 아래층에 그녀의 겉옷과 같이 있는지도 몰랐다.
조용히 문을 열고 살금 살금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 층에는 아무도 없었고 주방 식탁 위에 만든지 좀 된듯한 차가운 스크렘블 에그가 과일샐러드와 마련되어 있었다.
그녀는 곧 냉장고에 부쳐진 에드의 메모를 발견했다.
밥먹고 편히 있으라는 내용이었다.
아무도 없으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샤워를 하고 싶어졌다.
에드는 늘 그의 방에 딸린 욕실에서 샤워하니 피해 주지 않게 작은방 욕실을 사용하면 될 듯했다.
샤워를 마치고 다시 옷을 입으려는데 그가 놓아둔것인지 어쩐건지
바닥에 깨끗하게 접혀진 하얀셔츠와 베이지색 반바지가 눈에 띄었다.
편한옷이 필요했던 그녀는 일단 입기로 했다.
에드의 것이라 그런가 그녀가 입으니 셔츠는 커서 엉덩이를 덮고 반바지는 거의 그녀의 발목까지 왔다.
다행히 그도 마른채형이라 흘러내리지는 않았다.
끈으로 허리부분을 질끈 매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배가 고파진 그녀는 식탁에 앉아 스크렘블에그를 떠먹기 시작했다.
주방 냉장고에 있는 시간을 확인하니 거의 오후 2시가 다되어 가고 있었다.
집에 있을때도 이렇게 푹자지는 않는데
기막혀 하며 음식을 먹고난 후 습관처럼 설겆이를 했다.
에드야 어차피 6시이전에는 오지 않을것이고
옛날 기억을 되씹으며 깔끔한 에드를 위해 가기전 욕실 청소와 침실 정리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 했다.
설겆이를 하고 윗층 욕실을 치우려다 용품도 없고 아무런 청소 도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베드만 정리하고 시트를 아래층에 세탁실에 넣어두었다.
종이가방을 꺼내 검은 드레스를 담고 거실소파에 있던 프랜치 코트와 핸드백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집을 둘러 보았다.
많은 기억들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고 이기적인 행동이 었다.
그래도 가슴한켠에 추억으로라도 남겨두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다시는 볼일 없을꺼라는 아쉽고 서글픈 생각에 맘이 아팠다.
이제 정말 마음의 정리을 해야 한다.
여러가지 정리해야 할 것들을...
씁쓸히 웃으며 집을 나서려고 현관문을 열다가 소스라치게 깜짝 놀랐다.
갖고 있던 짐들이 툭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에드가 문앞에 꽃을 들고 뻘쭘히 서 있었다.
한동안 밖에 서있던 사람처럼 추위에 얼굴과 손이 빨갛게 보였다.
그녀는 남의 집에 몰래 있다 들킨 사람처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어쩔 쭐을 몰라했다.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의 옷을 입은 그녀를 찬찬히 바라 보았다.
그러더니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그녀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왜요?"
그녀가 물었다.
"이거 승아씨 생각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