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에 빠진 사랑

love at fitst sight 2

리플아줌마 2016. 3. 30. 08:12




서류에 정신이 팔려있던 그는 그녀를 올려다 보고는 말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서류철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제가 안쪽에 앉는데요.. 조금만 비켜주시겠어요?"
그녀는 웃으며 상냥하게 말했다.

어쩔수 없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자리에 앉도로 옆으로 비켜 섰다.
그녀는 그녀의 무거운 짐들을 사물함에 여기저기 쑤셔넣고서는 창가자리에 들어가 앉았다.

그는 그녀가 그의 물건들을 치고가서 내심 불쾌했지만 아무말도 하지않고 자리에 앉아 서류와 컴퓨터를 다시 들여다 보았다.

속으로는 위생티슈를 꺼내 좌석을 다시 닦고 싶었지만 곧 이륙한다는 안내방송에 참아야했다.


" 참 우연치고는 기가막혀요 그쵸? 아까 그렇게 가시고 되게 미안했는데.. 이렇게 또 뵙네요."
그는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굴하지 않고 그의 서류철을 힐끗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을 많이 하시나 보네요.. 나인드래곤레스토랑? 어? 한국에서 레스토랑에서 일하세요? 어머.. 나도 호주에서 2년동안 호텔경영 배우고 지금 한국에 들어가는 길이예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군요.... 반갑네요.ㅎㅎㅎ."
그녀는 맑고 청량한 듣기좋은 웃음 소리를 내었다. 그는 마지못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화장기가 하나도 없는 맨얼굴이었지만 왠지 모를 청결함을 품고 있었다.

"나인드래곤레스토랑이면 구룡반점? 중국식당하시나봐요? 나도 중국음식 엄청좋아하는데..한국스타일 중국음식인가요? 아님 정통 중국식인가요?"
나인드래곤래스토랑은 서울호텔인수후에 15층 스카이라운지에 개업할 고급 레스토랑의 임시이름이었다.


"음.... 염차를 주로 할려고 합니다."
그냥 대충 둘러대고 다시 서류에 집중하려 하는데 그녀가 손바닥까지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무래도 그녀의 과장된 리액션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습관중에 하나 인것 같았다.
"오,, 어머~~~ 염차 너무 좋아하는데... 맛있겠다..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는 거예요? 아님 새로 여는 건가요?"
"새로 오픈 하려고 준비중인겁니다. "
그녀의 상큼한 얼굴에 맘이 약해지기라도 한것인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일일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었다.
"거기 레스토랑 사장님이세요? 그래서 홍콩에서 자료 수집하느라 오신거예요?"
"아뇨,, 아는 분이 부탁해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 푸드컨설팅하시는 분이시구나.. 재밌는 일 하시네요."
"아, 네.."
곧 비행기가 이륙해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는 멍멍해진 귀에 침을 꼴깍 꼴까 삼키며 긴장감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그녀와 다시 눈을 마주쳤다.
"비행기 타시는거 별로 안좋아하시나봐요. 긴장하지마시고 편히 있으세요."


그는 평소 일주일에 세네번 많으면 하루에 두번씩 그의 자가비행기를 탄다.

비행기를 타서가 아니라 여러사람들과 같이 한공간에서 몇시간 동안 같이 숨쉬며 여행 해야 하는 것이 더 힘든것이다.

멀리서 누군가 기침하는 소리와 애가 칭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좀 불편하군요."
그가 위생티슈로 땀이 나는 손을 닦자 그녀는 왠지 그의 긴장을 풀게하고 싶었다.
"티셔츠가 진짜 잘어울려요. 제 동생보다 나은거 같네요.. 원래 임자가 따로 있었어요. ㅎㅎ"
그는 새삼 그의 티셔츠를 내려다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티셔츠는 어릴때 부모랑 시드니 놀러갔을때도 입지 않았던것 같다.
그가 아는 사람들 누군가가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두고 두고 웃을꺼다.
그는 고개를 절로 흔들며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진짜예요.. 엄청 귀여워요.."
그녀는 그의 첫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출국심사를 하고 커피한잔을 시켜 들고 면세지역으로 들어갔다.

동생여친이 부탁한  립스틱과 화장품을 구입하려고 화장품섹션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정장차림의 반듯하게 생긴 남자가 서서 불편한 기색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남자는 정말 댄디한 잡지책에서 반듯한 정장차림의 비지니스맨처럼 보였다.

남자는 긴장한듯 양복자켓을 벗더니 그의 옷을 손수건을 꺼내 털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엄청 깔끔한 사람인가 보다.
그녀는 왠지 스타일 좋은 그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졌다. 그

의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가는데 뒤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쿵하고 그녀에게 부딪쳤다.

그녀는 넘어지는 꼬마의 옷을 잡아세우고 돌아서다 그와 부딛혀 커피를 엎지르게 된거였다.

가까이서 보니 그는 멀리서 보았던 배우처럼 깍듯한 이미지가 아니라 어찌보면 교회오빠같은 훈훈한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뜨거운지 이마를 찡그리는게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녀가 떠밀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때 그는 마치 교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어린학생 처럼 보였다.

매우 귀여웠다.
하지만 그런 푸근한 이미지와는 달리 그는 무뚝뚝하게 화를 내며 가버렸다.
비행기안에서 옆자리에 앉은건 정말 우연이었다. 그녀도 매우 놀랐다.


그리고 지금 그는 특유의 이마를 찡그리며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다.


"아까 정말 미안했어요.. 그거 비싼옷 맞죠?"
당연했다. 그것은 영국에서 왕실과 귀족들에게만 옷을 만들어주는 테일러에게 매년 3벌씩 맞추어 입는 옷이기도 했다.
"좀 돈을 주긴 했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
" 그렇죠? 그럴꺼 같더라.. 옷감이 좋은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말인데 호주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모은 돈이 있어요. 원하시면 드릴께요.."
그래도 남자가 쫀쫀하게 굴고 싶지않았다.

그는 그녀를 안심시키위해 억지 미소를 지었다.
"정말 괜찮아요..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요."
"감사해서 어쩌나... "
그녀는 진심 고마운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는 그래도 여자가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것 같아 옷에 관해선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다.
다시 서류철을 뒤적거리며 일에 집중하려 하는데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요 호주에서 점을 봤거든요?. 그냥 아는 사람들만 아는곳인데 호주 할머니가 마시고 난 티컵을 보고 미래를 읽어주는 거래요. 궁금하고 또 한국도 돌아가고 하니 친구한테 주소 받아서 한번 가봤죠..."
그녀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말을 일단 멈추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서류철을 반쯤 접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점같은거 믿나봐요?"
"안믿는다고는 할수 없죠.. 일단 들으면 신경쓰이긴 해요.. 그쵸?"
"그렇긴 하죠"
"점 보신적 있어요?"
그는 대답대신 어깨를 으쓱였다.


해마다 그의 할아버지는 그의 가족들을 위해 절에서 치성을 올리고 있었다.

에드워드가 아무리 외국에서 자랐어도 그런 할아버지의 관습을 무시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도 매년 가족과 함께 향을 피러 절을 방문하고 있다.


"그 할머니가 내가 마신 티컵을 보더니 그러는 거예요.  곧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사람을 만난대요. 그리고 그사람으로 인해 평생 잊지못할 새로운 인생을 살꺼래요.  ㅎㅎ.. 너무 기가막히지 않아요?"
그녀는 즐거운듯 맑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다 생각했다.
"한국오기 몇일도 안남았는데 그런소릴 들으니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주의깊게 보여지는 거예요. ㅎㅎ... 진짜 지나가는 똥개도 달리 보이더라구요.. 그걸 보고 친구들이 나보고 미쳤다고...ㅎㅎㅎㅎ"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습관처럼 그의 어깨를 툭툭 손으로 쳐댔다.
"아.. 그랬군요.. "
마지못해 따라 웃으며 그는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의 어깨를 손으로 조용히 털어냈다.

그리고 그 손은 위생티슈로 닦아냈다. 그녀는 웃느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다시 호주로 돌아가나요? "
"아니오.. 공부 다 끝났으니 한국가서 취직해야죠.. 호텔쪽에 경험있으니 그쪽으로 알아보려구요."
"어느 호텔요? 어디서 일하기로 하신겁니까?"
호텔이란 말에 관심이 생긴 그는 호기심어린 눈으로 물었다.
"아뇨.. 아직.. 가서 이제 이력서 넣어봐야죠."
"그렇군요. 호텔에서 일잡긴 쉬운가요? 전 한국쪽 형편은 잘 몰라서..."
"푸드컨설팅인데 아직 한국일은 잘모르시나봐요. ㅎㅎ 사실 저도 잘몰라요. 주위에 호텔 다니시는 분도 없어요.. 그냥 가서 맨땅에 해딩하듯 구해봐야죠. 영어도 좀 하고 그러니까 조그만 자리라도 있지 않겠어요?"
굉장히 낙천적인거 같아 맘에 든다.
"그런 태도라면 아마 자리 찾기 쉬울꺼예요. 잘 하실껍니다."
"고마워요.. 덕분에 힘이 되네요."
마침 승무원이 드링크카트를 밀며 음료수를 권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레드와인한잔 할까요?"
어차피 이 수다스런 아가씨 덕분에 서류를 훝어보기는 틀린거 같으니 그는 컴퓨터와 서류철을 덮고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행히 와인글라스는 유리컵이 아닌 일회용 플라스틱이었다.
그는 안심하며 와인을 받아 들었다.


모르는 여자와 처음 만나 누군가  맨손으로 따라주는 술까지 마시다니 평소 그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늘 정해진 사람들만 만나왔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항상 맞춰진 스케줄을 소화해 내는 그한테 좀 구색이 맞진 않지만 나름 웃기는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는 빡빡한 그의 긴장감을 풀기 위해서라도 좀 여유를 부려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술은 못해도 와인은 좀 배웠어요. 그냥 글라스 한잔 정도?! 술 잘하세요?"
"뭐... 업무상 어쩔수 없을 때 마시죠.."
"아.. 그렇겠네.. 구룡반점이면 고량주 팔겠네요.. 그술도 하실줄 아세요?"
"그렇게 센술은 못합니다."
"그러시구나...자..이제  짠!! 한번 하죠.."
"푸훗.. 짠...!!"
플라스틱 와인잔들이 부딛치는 소리는 그다지 경쾌하지 않았다.
"와인이 나쁘지 않네요. 비행기음료치고는 괜찮은거 같아요. 그쵸?"
그녀의 말에 그는 신중하게 와인테이스팅을 시작했다.

그모습에 그녀는 깜짝 놀라며 감탄어린 어조로 그를 보았다.
"소믈리에셔요?"
"아니요.. 그냥 와인을 즐기는 법을 배운정도? 이와인은 그다지 좋진않아요. 정말 좋은 와인은 향도 좋고 입에 머물때 여운이 길죠. 그래요.. 나쁘진 않네요.. 비행기 와인치고..."
"와... 멋지시다.. 전 소믈리에자격증도 받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기는 힘들었어요..  좀 금방 취하거든요. ㅎㅎ..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람 만나니 좋네요.. 호텔 쪽 얘기 하면 애들은 지겨워 했거든요.ㅋㅋ"
"마자요... 사실이예요. ㅎㅎ"
가족이외의 사교모임에서 그는 항상 답답함을 느꼈던게 생각이나 웃음이 나왔다.

묘한 동질감을 느껴 그는 마음이 편해지는걸 느꼈다.


둘은 어느새 여러가지 호텔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나누며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말대로 그녀는 술을 잘하지 못했다. 금세 얼굴이 빨개졌고 기분이 좋은듯 연신 맑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정말로 귀엽고 예쁘다라고 느꼈다.
그녀는 말하면서 계속 그의 어깨와 무릎을 손으로 탁탁 쳐댔다.

그는 자꾸 신경이 쓰여 위생티슈로 슬그머니 어깨와 무릎을 털어내고 닦아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녀가 눈치챌까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그녀에게 자신의 독특한 습관을 알려 괜히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학교수업때문에 호텔에 실습을 나간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날은 원래 하우스키핑 실습이었는데 식음료부에 빵구가 나서 제가 대타를 뛰어야 했거든요. 어찌어찌해서 룸써비스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글쎄 주문을 마치고 에레베이터에 탔는데 오마이갓 거기에 유명한 헐리우드감독이 타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오우삼감독 아시죠? 왜 있잖아요.. 패이스오프감독했던 사람.. 존트라볼타랑 니콜라스케이지 나왔던.....그사람이 거기 서있는데 ... 오마이갓.. 엄청 잰틀하신거예요.. 물론 그사람은 그냥 서있기만 했지만요..ㅎㅎ.. 와.엄청신기한거 있죠?.. 내가 엄청난 팬인데.ㅎㅎㅎ. 그분 엄청 유명하잖아요 아시아쪽이랑 헐리우드에서... 아시죠?"


물론 안다.. 한달전 상하이 국제영화제 뒷풀이 파티가 그의 상하이 호텔 로얄홀에서 열렸었고 그도 거기에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왠만한 홍콩영화배우들과 중국배우들 감독들이 그 파티에 참석하느라 펑션담당자와 그의 매니지먼트팀이 거의 녹초가 되다 시피 했었다.


"싸인을 너무 받고 싶은데 종이가 없는 거예요... 가지고 있던건 팁이 오불이나 적힌 호텔 룸영수증뿐이고.. 오불은 팁치고 나쁘지 않은 돈이었죠.. 그런데 과감히 포기했어요.. 내가..ㅎㅎㅎ.. 싸인한장 받을려고.. 그거 내지갑속에 있어요.. 보실래요?"
승아는 신나하며 지갑에서 영수증으로 보이는 종이를 꺼내보여주었다. 오우삼 감독의 싸인이 담긴 구겨진 영수증을 자랑스레 내보이며 승아는 환한 미소를 띄었고 그 미소에 이끌려 에드워드도 웃을수 밖에 없었다.
"짱이죠? 이거 내동생이 완전 부러워 하잖아요.. ㅎㅎ 걔가 영화판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유명한 감독되고 싶어서 열심히 바닥부터 일하고 있어요. 오우삼이면 걔한텐 완전 신이죠.. 걔가 좋아하는 감독은 또 한국 봉준호감독이래요..ㅎㅎ 상업영화를 만들지만 세련된 메세지가 있다나 뭐라나...ㅎㅎ"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뭐.. 이런 기념적인 일도 있어야지요..ㅎㅎ.. 사는데 돈이 단가요? 재밌는 일도 만들고 살아야죠 그쵸?? ㅎㅎㅎㅎ,, 그럼 에드는 한국에서 얼마나 머물꺼예요?"
"아마 2주정도? 일때문에 다시 홍콩에 가야해요."
"자주 왔다갔다 하나봐요?"
"뭐 그런셈이죠.. 앞으로 더 자주 올지도 모르고..."
"아.. 그렇구나.. "


밖에서 만나자고 할까? 하다 일하러 온사람을 바쁜데 귀찮게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그렇고 남자가 관심도 없어 보이는데 여자가 먼저 물어보는건 자존심 상하는 일인거 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에드워드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시간 날때 밥이라도 먹자고 하고 싶은데 자신이 나지 않았다.

스케줄이 어떻게 비는지도 잘 몰랐고 거기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이 어느정도 진전될지, 무슨 변수가 생길지 잘 모르는 상황에 함부로 약속을 정할수는 없었다.
서로가 약속에 관해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때 갑자기 인천공항이 스크린에 뜨면서 착륙안내 방송이 나왔다.


"벌써 왔네요? 호주에서 올때는 엄청 오래걸렸는데 홍콩에서 한국은 정말 짧네요."
그녀가 아쉬워 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빨리 왔군요.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둘다 어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좋은 결과 내길 빌께요. 아는분 사업준비 잘하시길 빌어요."
마침내 그녀가 어색함을 깨고 먼저 말했다.
"그쪽도 원하는 일이 잘되길 빌어요."
비행기는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을 했다.


짐을 챙기면서도 둘은 생판 몰랐던 남처럼 왠지 어색해 했다.

두시간넘게 친하게 대화를 했던게 마치 거짓말 같았다.
공항 입국장에서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둘은 그렇게 짧은 목례만 하고 제대로된 인사도 없이 헤어졌다.


전화번호라도 물어볼껄..


두사람은 각자의 리무진과 공항버스안에서 그들의 짧은 만남을 매우 아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