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t first sight 41
"아버님.. 제발 에드워드가 하고 싶은거 하게 해주세요.."
에드의 모친이 무릎을 꿇으며 할아버지에게 사정했다.
"넌 또... 이게 다 너가 시킨일이냐?"
"아버지!!!"
부친이 노여워 하며 할아버지를 노려보았다.
할아버지는 어이없어 하며 그들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아니, 이것들이.."
"아버님. 에드워드가 어릴때부터 할아버지 기쁘게 하겠다고
밤잠 설쳐가며 모든 열심히 했어요.
저 어린것이 칭찬한번 받겠다고 밤세기 일수였고
어떤일이든 일등을 하려 최선을 다했죠.
자기능력보다도 더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그게 좋았을까요? 그랬을까요?
할아버지한테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서
그 어린것이 스트레스에 결벽증까지 와서..
아시잖아요.. 병원의사도 다 소용없고 약도 다 소용없었고...
그모습을 보는 제마음이 찢어졌어요.
안타까워 매일 울고 지냈다구요...
아버님은 좋아하시는 일이었지만 애한테는 고통이었을텐대..
내새끼가 고통받는걸 보고만 있어야 하는..
이 에미 맘이 어땠을까요.."
"아니, 그럼 이게 다 내탓이라는 말이냐!!"
"제가 미우셨겠죠. 아드님이랑 헤어지게 하고 회사일 어렵게 하고..
밉고 보기 싫으셔서 그러셨겠죠.. 이해해요.. 다 이해해요..
하지만 더 이상은 내새끼 아픈거 못보겠어요..
용서하세요.. 용서해주세요.."
모친이 울기 시작하자 부친이 그녀를 위로 하며 우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아버지.. 이제 그만 하죠.. 다 한번 겪었잖아요.. 저도 두번 겪고 싶진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부친의 단호한 말에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무셨다.
늙으면 다 이렇게 되는가..
세월의 허상함도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울고있는 며느리에게도 미안하게 느껴졌다.
며느리의 말은 사실이었다.
어떻게해서든 에드워드를 그들한테서 떼어 놓고
자신의 것, 오직 자신의 말만 듣고 자라게 하고 싶었다.
너희들이 나한테 이랬지 하며
헤어졌던 시간 들에 대해 앙갚음도 하고 싶었다.
에드워드로 하여금 그 모든것에 대한 보상을 바랬던 게 사실 이었다.
흐느끼며 침통 해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는 한번도 사업에 실패한 적 없는 백전 백승의 사업가 이었지만
자식 마음을 얻는 것은 항상 실패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얼마나 들었거나 말거나
에드워드는 그의 보석 같은 손주녀 석이었다.
그녀석이 저렇게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에겐 제일 맘 아픈일 이었다.
사실 그도 손주를 잃는 것이 회사를 잃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이었다.
"알았다.. 내가 미안하다.."
마침내 할아버지의 입에서 모두가 기다리는 말이 떨어 졌다.
그는 에드를 바라 보며 말했다.
"내가 욕심이 많았다.. 진심으로 사과하마..."
"할아버지!!!... "
할아버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민호가 그를 문 쪽으로 밀치며 그를 재촉 했다..
"에드, 뭐해.. 빨리가봐야지.. "
"여기 passport.. 오늘 약혼 여행간 다고 내가 챙겼었잖아.. good luck.."
"시드니 갈꺼야.. 시드니 간다고 했대..
빨리가봐.. 공항에...너무 늦지 않아야 하는데.."
여권을 주머니에 쑤셔놓고
어리둥절하며 놀라는 어른들을 남겨놓은채
에드는 뒤도 안돌아보고 뛰기 시작했다.
어차피 민호하고 클레어가 다 설명할텐데 걱정도 되지 않았다.
이제 정말 그녀만 바라보러 갈수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않고 그녀만 볼수 있게...
승진과 아빠가 공항에 오겠다는것을 눈물이 날꺼같아 극구 말렸다.
서운하다해도 어쩔수 없었다.
정말 눈물이 나고 있었으니까..
호텔인턴쉽자리는 그녀의 호주 졸업증서와
한국내 호텔경력덕분에 쉽게 구할수 있었다.
불행중 다행한 일이었다.
덕분에 어느정도 생활비를 벌면서 더 하고 싶은 공부도 할수 있을꺼 같았다.
누가 쫓아라도 올까봐
그녀는 아무도 없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티켓팅을 일찍 끝냈다.
공항세관을 통과하고 통과 절차를 밟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대한민국과 격리된 공항 면세구역에 들어서니 이제 정말 가는거구나,
이제 정말 떠나는 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복도를 걷고 있는데
한무리의 중국관광객이 유난스럽게 지나갔고
뛰어다니던 어린아이하나가 툭하고 그녀에게 부딛혀서 넘어졌다.
아이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며 괜찮냐고 물었다.
아이는 똘망똘망하게 그녀를 쳐다보다 엄마가 부르자 손을 흔들며 가버렸다.
갑자기 홍콩공항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공항내 면세점 앞에서 어리둥절하며 서 있었던 그의 모습이
가슴이 아릴정도로 그립게 느껴졌다.
다시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졌다.
이렇게 매일 울며 지낼수는 없다.
고개를 저으며 그녀는 호흡을 가다듬고 눈물을 삼켰다.